Schubert <Schwanengesang> Peter Schreier & Andras Schiff

클래식 2014. 12. 3. 20:41

 

 

 

슈베르트의 마지막 가곡집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가 죽던 해에 작곡한 가곡들이다.

렐슈타프의 시에 의한 가곡 7개, 하이네의 시에 의한 가곡 6개 그리고 자이들의 시에 의한 가곡 1개로

총 14개의 가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즉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나 <겨울 나그네>와는 달리 연가곡집은 아니다.

 

빈의 악보출판사 '슈타이너'의 소유주였던 토비아스 하슬링어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지 반 년 뒤에

위의 열네 곡을 묶어 <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여 출판을 했다.

 

이런 제목을 붙이게 된 데는 악보 판매부수를 높이기 위한 상술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아름다운 가곡이라고 생각한다.

 

연주는 피터 슈라이어이다.

이 음반은 아니지만, 대학 시절 친구와 함께 겨울 밤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면서 밤새도록 들었다.

 

대게 겨울에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가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흐르는데,

나는 추억이 있어서인지 오히려 이 곡을 가장 많이 듣는다^^

 

피터 슈라이어는 원래 곡 순서와 다르게 노래를 불렀는데

뭐 연가곡은 아니므로 곡상에 따라 순서를 바꾸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노래 피어 슈라이어, 피아노 안드라스 쉬프

 

 

 

 렐슈타프 가곡 

1곡 사랑의 소식

은빛으로 졸졸거리면서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이여,

그렇게 활기차게 서둘러 애인 곁으로 가는 것인가.

내 대신 멀리 있는 그 사람에게 인사말을 전해다오.

 

정원의 꽃을 그녀는 사랑스럽게 가슴으로 포옹한다.

시냇물이여, 그녀의 빨간 장미를 찬물로 생기 있게 적셔주렴.

 

그녀가 시냇가에서 꿈에 잠겨서 나를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일 때에 다정한 눈길로 그녀를 위로하고

애인은 곧 돌아온다고 전해다오.

 

태양이 붉게 가라앉을 때에 귀여운 그녀를 흔들어 잠들게 해 다오.

즐거운 휴식 속에서 떠들어 대고 그녀에게 사랑의 단꿈을 속삭여 다오

 

 

2곡 예감

내 주변에서 전우들은 깊이 잠들고 있다.

내 마음은 심한 그리움 때문에 불안하고 무겁다.

따뜻한 그녀의 가슴에서 얼마나 즐겁게 꿈을 꾸었던가.

그녀를 팔에 안고 있을 때에 벽난로의 불은 얼마나 즐거웠던가.

여기에서는 화염만이 무기를 희미하게 비쳐주고 있을 뿐이다.

마음에 고독한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 위안이 그대를 버리지 않도록.

싸움은 아직도 길다.

얼마 안 있어 나도 깊이 잠들 것이다. 애인이여, 안녕

 

 

3곡 봄의 동경

미풍이 정답게 불고 꽃향기가 넘친다.

얼마나 기분 좋은 인사인가.

얼마나 멋있는 마음의 두근거림인가.

너희들 바람이 부는 길을 뒤쫓아 가고 싶다.

어디든지.

 

명랑하게 떠들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은

은빛으로 빛나고 골짜기로 내려간다.

잔물결은 저 멀리 흐르고,

들도 하늘도 그 속에 그림자로 비추고 있다.

그리움에 불타는 마음이여,

너는 무엇을 향해 나를 데려가는 것인가.

 

금빛으로 빛나며 웃음 짓는 태양은

희망에 가득 찬 즐거움을 가져온다.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그 모습은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푸른 하늘은 미소하고 눈에는 눈물이 넘친다. 이유는 무엇일까.

 

녹색으로 둘러싸인 숲과 언덕,

희미하게 반짝이는 꽃바람.

모두가 화려한 빛을 찾아 모이고

싹이 트고 꽃봉오리가 피어

그들은 모두 소망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너는.

 

쉬지 않고 그리워하는 마음이여.

오직 눈물과 한탄과 괴로움뿐인가.

나도 욕망이 커짐을 느낀다.

누가 이 소망을 가라앉혀 줄 것인가.

너만이 이 가슴에 봄을 가져 다 준다. 

 

6곡 먼 나라에서

도망쳐 온 세상에서 같이 온 슬픔,

타향을 헤매고 고향을 잊고

어머니의 집을 원망하고 친구를 버린자,

아, 축복도 바라지 않고 그 길을 간다.

 

그리워하는 마음. 눈물을 흘리는 눈,

끝없는 그리움, 고향 있는 곳을 향하면 복잡한 마음,

꺼져 가는 슬픔, 깜박이는 저녁별,

희망을 잃고 꺼져 가는 별이여.

 

산들거리는 바람, 정답게 흔들리는 물결,

발길을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하는 태양 빛,

아, 그들은 나의 진실한 마음을 괴로움으로 부수고

도망친 세상에서 웃고 있는 것이다 

 

4곡 세레나데

밤의 어두움을 헤치고 나와서 내 노래는 남몰래 그대를 부른다.

저기 조용한 숲에 내려와 사랑이여, 내 곁으로 오라.

가느다란 가지는 달빛 속에서 떠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숨어서 보는 사람을 무서워 할 것은 없다.

 

밤꾀꼬리가 우는 것을 들어 보아라.

아, 저것은 나를 대신하여 달콤한 슬픔을

담고 있는 소리로 그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꾀꼬리는 내 가슴의 그리움을 알고 사랑의 번뇌를 알고

은과 같은 소리로 감수성이 많은 마음을 흔들고 있다

 

그대도 마음을 움직여 다오.

내 소리를 들어주어라.

나는 가슴을 뛰게 하면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어서 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렴

 

 

5곡 나의 숙소

물결이 치는 흐름, 시끄러운 숲, 우뚝 솟은 바위,

그것이 내가 휴식할 수 있는 집이다.

다가오는 물결과 같이 눈물은 한없이 흘러나온다.

높은 나뭇가지는 흔들리고,

그와 같이 내 마음은 끊임없이 고동친다.

태초부터 솟아있는 바위처럼

나의 번뇌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7곡 이별

안녕, 즐거운 거리여.

말은 즐거운 듯이 땅을 차고 간다.

그대는 결코 슬픈 얼굴을 보이지 않는구나.

 

안녕, 꽃이여, 정원이여.

나는 시내를 따라 내려가면서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그대는 슬픈 노래를 들은 일이 없으리라.

나는 그대에게 슬픈 말을 하지도 않겠다.

 

안녕, 정다운 소녀여.

그대는 얼마나 장난스런 눈길을 보여 주었던가.

나는 뒤돌아 보았지만 말의 고삐를 돌리지는 못했다.

 

안녕, 사랑하는 태양이여.

그대는 쉬고 별이 반짝인다.

너희들은 함께 계속 여행을 하고 나의 좋은 안내자가 되어 다오.

 

안녕,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창이여.

너희들은 슬픈 듯이 반짝이고 나를 오두막으로 손짓한다.

나는 몇 번인가 그 앞을 지나갔지만 오늘이 마지막일까.

 

안녕, 별들이여. 그 빛을 꺼라.

창안의 등불은 별을 대신 하지는 못한다.

나는 이제 여기에 더 이상 머물지 못한다. 

 

 

 

 하이네 

10곡 어부의 딸

아름다운 어부의 딸이여,

배를 강가에 대고 내 곁에 와 앉아라.

손을 잡고 이야기하자.

내 가슴에 네 머리를 파묻어라.

아무 것도 무서워할 것은 없다.

날마다 거센 바다에 두려움 없이

몸을 맡기는 그대가 아닌가.

내 가슴도 바다와 같아서

폭풍우도 밀물과 썰물도 있지만

바닥에는 아름다운 진주가 많이 숨어 있다

 

 

12곡 해변에서

바다는 석양의 마지막 빛이 멀리까지 빛나고 있었다.

우리들은 적적한 어부의 집에 단 둘이 말없이 앉아 있었다.

안개가 올라오고 물결이 일어 물새는 날아가고

그대의 귀여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눈물이 그대의 손에 떨어지고 무릎에 젖어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나는 그대의 흰손에 있는 눈물을 모두 마셔 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마르고 쇠약해지고 마음도 초조하며 죽을 지경이 되었다.

불행한 여인은 독으로 눈물을 나에게 준 것이다.

 

 

11곡 도시

멀리 아득한 지평선에 희미하게 탑이 보이는 거리가 저녁노을에 싸여있다.

촉촉한 바람은 회색빛 물결을 만들고 슬픈 박자로 사공은 노를 저어간다.

해는 다시 한번 지상에 빛을 던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곳을 보여준다

 

13곡 그림자

밤은 조용하고 거리도 조용하다.

이 집에서 애인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훨씬 이전에 이 거리를 떠나갔지만

집은 아직 그대로 서 있다.

그 곳에 또 하나의 인간이 가만히 쳐다보고,

고통으로 두 손을 비비면서 서 있다.

그 사람을 보고 나는 소름이 끼쳤다.

달빛은 나에게 나의 모습을 비쳐 준 것이다.

내 그림자여. 새파래진 친구여,

왜 너는 지난 날 밤마다 여기서 나를 괴롭힌

사랑의 슬픔을 흉내 내는 것인가

 

 

9곡 그녀의 초상화

나는 어두운 꿈 속에서 그녀의 초상화를 보고 있으면

사랑스러운 얼굴은 이상하게도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입가에는 이상한 웃음이 보이고,

서러움의 눈물이 흐르는 듯이 눈이 빛난다.

내 눈물도 볼을 타고 흐른다.

아, 너를 잃었다고는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구나

 

 

8곡 아틀라스

나는 비참한 아틀라스이다.

온 세상의 괴로움을 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것을 하고 있으니 내 마음은 정말 터질 지경이다.

흥분한 마음이여. 그것은 내가 원한 것이다.

너는 무한히 행복하다든지 아니면 한없이 불행하기를 원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불행하게 된 것이다

  

 

 자이들

14곡 비둘기 우편

나는 한 마리의 전령용 비둘기를 키우고 있다.

그는 온순하고 성실하다.

목적을 틀리거나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도 않는다.

나는 매일 몇 번이고 그리운 장소를 몇 군데나 넘어

저쪽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낸다.

거기에 가면 비둘기는 몰래 창을 들여다보고

그녀의 눈길과 발소리를 듣고 나의 편지를 준 다음에

그녀의 답장을 받아 가지고 돌아온다.

그러나 나는 이제 편지를 쓰지도 않고 눈물만을 줄 뿐이다.

오, 비둘기가 아무리 내게 충실해도 눈물을 실어오지는 못한다.

낮과 밤. 자나 깨나 비둘기는 변함없이 그냥 날아다닐 뿐이다.

지치거나 약해지지도 않고 새로운 길을 날면서

유혹의 먹이를 탐내지도 않으면서 정말로 충실하였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다해 비둘기를 가슴에 안고 최고의 상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