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ulenc- Cantilena Jazz Version

그림 2014. 11. 26. 20:13

 

Homesickness Rene Magritt

 

 

 

르네 마그리트의 <향수>라는 그림이다.

 

날개 달린 사람이 다리 위에서 먼 곳을 바라 보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나타낸다는 뜻이라고 느껴지는데

사자가 그 반대 방향을 바라 보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어쩌면 과거와는 다른 현재나 미래가 사자 만큼이나 무섭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지만 르네 마그리트는 자신의 그림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고 그랬다.

그냥 보고 느끼라는 뜻인지....

 

 

과거에 대한 향수가 밀려 올 때면 난 이그림을 보며 뿔랑의 플룻 소나타 2악장 칸틸레나를 듣곤 한다.

 

오늘은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나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은 3학년 때이다.

 

그 당시는 방과 후에 돌아 가면서 교실을 청소했다.

하루는 청소 도중에 선생님이 나를 부르셨다.

 

무슨 일인가 하고 선생님께 가니, 선생님은 자신이 보고 있던 잡지를 보여주셨다.

그 잡지는 선생님들이 보는 교육에 관한 잡지였는데, 대학 교수가 쓴 컬럼을 가리키셨다.

 

대학 교수의 이름을 보니 내 아버지의 이름과 똑 같았다.

선생님은 나를 보시며 빙그레 미소를 지으셨고, 나도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내가 다닌 학교는 사립학교였는데 매 달 시험을 보았다.

3월 첫 시험 기간 중에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매일 시험만 보고 조퇴를 했었는데,

마지막 시험 전날 선생님으로 부터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내가 그 때까지 본 시험이 모두 100점이니 내일 마지막 시험에 결석하지 말고

꼭 시험을 보라는 당부의 전화였다.

 

아마도 학기 초의 그 일 때문에 선생님은 나를 각별히 생각해 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 초등학교 시절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아이들에 관한 선생님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느껴진다.

그 이후론 그다지 선생님의 관심을 받지 못해서인지

뛰어난 학생이 되지 못했으니까....

 

고등학교 시절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시간에

난 그 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스쿨버스로 등교하는데, 다른 자리에 앉으신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과 얘기를 하시면서

우시는 모습이 나에게는 무척이나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님께 그때 무슨 일이 있었냐고 편지에 물었었다.

 

반에서 유일하게 답장을 받은 학생이 되었다.

덕분에 반 아이들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때 선생님이 우신 이유는 당신의 어머님이 아프셔서 울었다는 것이다.

난 내 어머님이 아플 때 울지 않았었다.

그러고 보면 난 참 모진 데가 있는 것 같다....

 

 

 

 

 

 

 

 

뿔랑은 프랑스 6인조의 한 사람으로서 사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듯 하다.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 때문에 내가 꽤나 좋아하는 작곡가이다.

그의 실내악은 라벨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라벨보다 덜 기괴하면서 참으로 아름답다.

 

오늘 올린 곡은 플룻 소나타 2악장을 째즈로 편곡한 곡인데,

오리지날 곡보다 더욱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